24절기, 계절의 순환

처서(處暑) 풍습과 구비전승, 전통명절 백중

Wonder HM 2024. 10. 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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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處暑) 풍습과 구비전승, 전통명절 백중



1. 처서의 의미

처서(處暑)는 24절기 중 열네 번째 절기로, "더위가 물러간다, 그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양력으로는 8월 23일경에 해당하며,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듭니다. 처서가 지나면 더위가 점차 누그러지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특히 처서 무렵 날씨는 한 해 농사의 풍흉을 결정합니다. 벼의 성숙에 깊은 관련이 있는 중요한 때이기 때문입니다. 

 

2. 처서 풍습

(1) 논과 산소 정비

처서가 지나면 더위가 물러가고 햇볕이 약해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산소를 벌초하거나 논두렁의 풀을 깎아 정비하는 작업을 합니다. 

 

 

(2) 처서 농점

처서에 비가 오면 이를 '처서비'라고 해서, 처서비에 '십리에 천석 감한다', '처서에 비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라는 말이 있듯, 독에 든 곡식도 준다고 여겼습니다.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처서비를 매우 꺼리고, 처서에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2) 음건과 포쇄

여름 동안 장마에 눅눅해진 책이나 젖은 옷을 말리곤 했습니다. 책과 옷을 음지에 말리는 작업을 '음건', 햇볕에 말리는 것은 '포쇄'라고 했습니다. 

 

 

3. 처서 구비전승 및 속담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

처서가 지나면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모기의 활동이 줄어들어, 더 이상 모기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패턴을 드러내는 구비전승입니다.

 

"처서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

처서에 벼가 패듯이 무엇인가 한꺼번에 사방에서 나타나는 경우를 비유합니다. 처서 무렵의 벼가 얼마나 성장하는지 보여주는 속담이기도 합니다.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간다”: 이 속담은 처서가 지나면 여름 내내 무성하게 자라던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시들기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4. 전통명절 백중

 

by 이무성(한국화가)

 

백중(百中)은 음력 7월 15일(보름)에 해당하는 명절로, 보통 처서 즈음이 됩니다. '백중'은 "백 가지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날"이라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농한기에 드는 시기에 농민들의 축제로 자리잡아, 하루 노동을 멈추고, 행사를 벌이고,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즐겼던 농민명절입니다. 겨울철에 정월대보름이 있다면, 지금은 다소 잊혀졌지만 여름철엔 백중이 그만한 중요한 농민축였습니다.

 

백중은 머슴, 일꾼들을 위하는 날이기도 해서 '머슴명절'이라고도 불렀습니다. 백중날 머습들에게 새옷을 사주었고, 휴가를 주기도 했습니다.

 

각 가정에서는 음식을 장만해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며 수확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날로 여겨졌습니다. 민간에서는 햇곡식이 풍성한 계절을 맞이해 천신을 하는 '망혼제'를 지내기도 하고, 절에서는 참회와 중생제도(부처가 중생을 미혹의 고해로부터 건져내고 불과를 얻게 하는 일)의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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