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淸明)의 전통의례, 풍습, 절기음식
1. 청명의 의미
청명(淸明)은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 4월 4일 또는 5일경에 해당합니다. 이 시기는 날씨가 맑고 온화해지며, 농사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입니다. 청명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늘이 맑고 밝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대기 중의 차가운 기운이 사라지고 하늘이 점차 청명해지는 현상을 표현한 것입니다. 청명은 또한 한식(寒食)과 맞물려 있어, 흔히 같은 날이 되기 때문에 기록이 뒤섞이는 경우가 많고, 민간에서 뚜렷한 구분 없이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 한식(寒食)은 24절기 중 청명과 가까운 시기에 있는 한국의 전통적인 명절로, 주로 음력 3월 5일경에 해당합니다. 한식은 '차가운 음식'이라는 뜻을 가지며, 불을 사용하지 않고 전날 미리 준비한 찬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 명절은 고려 시대부터 중요한 절기로 여겨졌으며, 주로 조상의 묘를 돌보고 성묘를 하는 날로 알려져 있습니다.
2. 청명 전통의례 - 사화 (賜火)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고, 임금은 이 불을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 그리고 고을의 수령들에게 나누어 주는 풍속입니다. 이를 받은 고을의 수령들은 한식날에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묵은 불을 끄고, 새로운 불을 기다리는 동안 불로 밥을 지을 수 없어 찬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하여 이 시기를 '한식'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3. 청명 풍습
(1) 날씨점
청명이나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되고 좋지 않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점을 쳤습니다. 바닷가에서는 청명과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어종이 많아져서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하여 날씨가 좋기를 기대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이날 바람이 불면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경남 사천에서는 청명날의 날씨가 좀 어두워야 그 해 풍년이 들고, 너무 맑으면 시원치 않은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2) 내 나무 심기
어떤 지역에서는 청명에 나무를 심는데, 특히 ‘내 나무’라 하여 아이가 혼인할 때 농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3) 손 없는 날
제주도에서는 청명이나 한식은 지상에 있는 신들이 하늘로 올라간 날이어서 산소를 돌보거나 이장을 해도 좋다고 믿습니다. 또 이날은 손이 없기 때문에 묘자리 고치기, 비석 세우기, 집 고치기를 비롯해 무슨 일이든 해도 좋다고 전해집니다. 이러한 일들은 봄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겨우내 미루어두었던 일들이기도 합니다.
(4) 개사초 (뗴입히기)
한식에 행해지는 산소 손질의 일종으로 무덤이 헐었거나 잔디(떼)가 부족할 때 떼를 다시 입히는 풍속입니다. 한식이나 청명에 성묘하는 것은 고려시대 기록에서부터 등장하며, 이 때 개사초, 즉 산소 손질을 했습니다.
(5) 화전놀이
영남 지역의 여성들이 한식 혹은 청명을 전후에 가까운 산이나 들로 나가 하루 동안 경치 좋은 곳에서 진달래꽃으로 전을 부쳐 먹으며 풍류를 즐겼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전라도와 경상도 등 남쪽으로 갈수록 화전놀이는 세시 풍속의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3. 청명 속담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
청명에는 부지깽이와 같이 생명이 없는 나무를 꽂아도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로, 청명에 심으면 무엇이든 잘 자란다는 뜻입니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한식과 청명은 보통 하루 사이이므로 하루 빨리 죽으나 늦게 죽으나 별 차이가 없음을 일컫는 속담입니다.
4. 청명 절기음식
화전 (꽃전)
청명 무렵에는 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기여서, 꽃을 활용한 화전(花煎)을 만들어 먹습니다. 화전은 봄에 핀 진달래꽃 등을 이용해 전을 부쳐 먹는 전통 음식입니다.
청명주
청명 무렵에 정화수와 백미로 술을 담가서 먹는 풍습도 있습니다. 청명주는 청명날에 만든 술을 의미하기도 하고, 청명날 100일 전에 빚어 청명날부터 마시는 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정화수로 만든 청명주는 가정에서 직접 담가 한 해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며 마셨다고 합니다.
삐삐 & 삘기
청명에 '띄' 어린 순이 돋는데 군것질거리가 없던 아이들이 간식으로 뽑아먹는 식물입니다.
두견주
청명 즈음 진달래를 이용해서 빚는 술로, 아름다운 향기뿐 아니라 혈액순환 개선, 고혈압, 피로, 천식, 허리냉에 효과기 있다고 전해집니다.
한과
청명과 한식에 맞춰 먹는 한과는 조상께 바치는 제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조상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미로 한과를 준비하여 성묘할 때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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