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4절기, 계절의 순환

입춘(立春) 전통 의례와 풍습, 입춘절식, 구비전승

by Wonder HM 2024. 9. 27.
반응형


입춘(立春) 전통 의례와 풍습, 입춘절식, 구비전승

1. 입춘의 의미

1년을 15일 단위로 24개로 구분한 24절기 가운데 첫 번째 절기로 봄의 시작을 알립니다. 입춘은 대체로 정월(새해에 첫 번째 드는 달) 첫 번째로 드는 절기로 대개 2월 3일~4일로 이즈음 설날이 옵니다.

입춘은 봄이 시작되었다기보다는 봄을 준비한다는 의미로 겨울의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실제 평균 기온이 2월 4일 기점으로 오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입춘은 자연이 겨울에서 봄으로 점차 변화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일조량이 늘어나고, 기온이 서서히 올라가면서 동물들도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과 생명의 순환을 상징하며, 많은 문화에서 중요한 시기로 여겨집니다.

 

 

2. 입춘의 의례

입춘을 맞이하여 다양한 의례가 진행되었습니다. 의례는 주로 한 해의 풍작과 건강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1) 목우희(木牛戱)
입춘날 목우희는 나무로 만든 소를 사용해 농사의 시작을 상징하는 놀이였습니다. 소는 농사에 필수적인 동물이었기에, 목우희는 풍작을 기원하는 의미로 중요한 의식 중 하나였습니다.

 

(2) 입춘굿
입춘날에는 제주도에서 입춘굿이 열렸습니다. 관덕정 앞에서 심방이 굿을 하며 그 해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였습니다. 농사와 관련된 상징적인 놀이와 굿을 통해 입춘을 축하했습니다​.

 

(3) 입춘하례(立春賀禮)
봄의 시작 날인 입춘에 행하는 의례입니다. 『고려사』에도 정월 무인일에 백관이 입춘절(立春節)을 축하하니,왕이 그들에게 춘번자를 주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대궐에서는 설날에 문신들이 지은 신년축시인 연상시 중에서 잘된 것을 뽑아 대궐의 난간 등에 붙였는데,이것을 춘첩자(春帖子)·입춘첩(立春帖)이라 했습니다.

 

*연상시: 정월 초하루를 축하하기 위하여 문관이 지어 바치던 시로 대궐 안의 전각 기둥에 붙였다고 합니다.

 


2. 입춘의 풍습

(1) 맥근점(麥根占) - 보리뿌리점
맥근점은 입춘날 보리뿌리를 뽑아 보리의 상태를 보고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속신입니다. 뿌리의 수에 따라 풍년, 평년, 흉년을 예측했습니다​. 보리뿌리가 세 가닥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평년,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2) 입춘축(입춘첩)

이날 여러 가지 민속적인 행사가 행해지는데 그중 하나가 입춘첩, 혹은 입춘축을 써서 각 가정의 대문 기둥이나 대들보, 천장 등에 붙이는 것입니다. 단골 문구로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은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의미입니다. 태양의 황경이 315도가 되는 시간에 맞춰 붙어야 효험이 크다고 믿었는데 이는 해의 힘이 강해지는 시기라고 합니다.

(3) 입춘치
입춘치란 입춘날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그 해 농사가 잘되지 않을 것이라는 속설입니다. 입춘날의 날씨에 따라 농사의 결과를 예측하는 전통적인 속신입니다​.

 

 

3. 입춘 구비전승

"가게 기둥에 입춘이라"
보잘것없는 가게 기둥에 '입춘대길'과 같은 입춘 문구를 붙인다는 의미로, 격에 맞지 않게 지나친 행동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이 속담은 조선시대 속담집인 『동언해』에서도 '가가주입춘(假家柱立春)'으로 등장하며, 이는 격식에 맞지 않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입니다​.

 

"입춘 거꾸로 붙였나"
입춘이 지났는데도 날씨가 매우 춥다는 상황을 표현하는 속담입니다. 입춘은 봄이 시작되는 절기이지만 실제로 날씨가 춥거나, 심지어 더욱 추워지면 사람들은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입춘의 의미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오히려 추위가 지속된다는 것을 풍자적으로 나타낸 말입니다​.

 

"입춘에 장독 깨진다"
입춘 무렵의 추위로 인해 장독이나 김칫독이 얼어 터질 정도로 강한 추위가 찾아온다는 속담입니다. 이는 입춘이 봄을 알리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기에 큰 추위가 올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속신입니다. 이러한 표현은 입춘에 따뜻한 봄을 기대했으나 매서운 추위가 지속되거나 다시 찾아올 때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4. 입춘 절식

명태순

(1) 오신반과 세생채
입춘날, 궁중에서는 오신반이라 불리는 음식을 수라상에 올렸습니다. 오신반은 다섯 가지 매운 채소로 만든 생채 요리로, 파, 마늘, 달래, 부추 등 신선한 채소를 겨자와 함께 무쳐서 먹었습니다. 이는 겨울 동안 부족했던 비타민을 보충하고,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민가에서는 세생채라 하여 입춘날 햇나물을 이용해 무쳐서 이웃과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2) 명태순대
명태순대는 함경도 지역에서 입춘절식으로 즐겨 먹던 음식입니다. 명태 속에 두부, 고기, 채소 등을 다져 양념한 소를 채워 넣고 찌거나 구워 먹었습니다. 명태순대는 주로 겨울철에 만들어 얼려 두었다가 명절이나 입춘날에 꺼내 먹었으며, 명태는 선지 없이도 맛있는 순대를 만들 수 있는 재료로 널리 이용되었습니다 .

 

5. 입춘의 인접국가사례

중국과 일본에도 입춘과 관련된 전통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교춘(咬春)이라는 풍습으로, 새해에 새롭고 매운 음식을 먹어 건강을 기원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나나쿠사유(七草粥)라는 죽을 먹으며 입춘을 기념하고 일년 동안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반응형